하늘이야기

최근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3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획재정 위원회에서 "국회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공론화를 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동의한 게 발단이 됐다.

 

용어는 어렵지만 의미는 간단하다. 화폐 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가를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원화의 액면단위를 1000 1로 낮춘다고 하면 1만원이 10원으로 1000원을 1원으로 바뀌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화폐 명칭을 바꿀수도 있고 구매력이 다른 새로운 화폐단위를 만들수도 있다

 

한국은행도 장기적 관점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에 동의한다고 한다. 경제·금융 거래규모 확대에 따른 불편 해소 등이 이유에서다. 계산·거래의 편의성도 높일 수 있고,  (對美)달러, 대유로 환율 수치가 높을 경우 경제후진국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많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신흥국이 아닌데 1달러당 환율이 네 자릿수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예상 부작용이 물가상승이다. 화폐 단위를 1000 1로 바꾸면 현재 4500원짜리 4.5원이 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반올림 등이 이뤄져 5원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현재 화폐 가치로 계산할 때 500원이 오르는 셈이다. 

 

리디노미네이션 효과를 요약 하면 다음과 같다.

1. 경제 금융 거래규모의 확대에 따른 불편해소

2. 기장, 계산 및 지급의 편의성제고.

3. 대외위상 제고

4. 화폐 기본단위 구매력 회복.

 

리디노미네이션 비용

1. 구화폐 폐기 및 새 화폐 제조비용

2. 각종 지급결제시스템 및 회계시스템 수정비용

3. ATM/CD기, 자동판매기 등 현급 취급기기 변경비용

 

 

결국 정치권이든 정부든 리디노미네이션 도입을 위해선 국민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교환비율, 시기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 보다는 우려하는 지점들을 차근차근 짚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성공사례로는 터키를 들수 있다. 주요 리디노미네이션 실시국 중 경제규모가 큰 편인 터키 등의 성공 사례를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터키의 경우 1994년과 2001년 두 차례 외환위기를 겪고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자 2005 11일부로 화폐 단위를 기존의 100만분의 1로 낮추는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터키는 리디노미네이션 속도가 2015년까지 신·구 화폐 교환이 가능하도록 비교적 점진적이었다. 공공부문 개혁과 은행 시스템 개선 등이 병행된 리디노미네이션의 결과는 경제 성장이었다. 매년 50%에 육박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10%대 한자리수로 감소했고 경제성장률도 2004~2007년 사이 평균 7%의 고성장세를 기록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주도면밀한 계획과 정부 및 국민들의 충분한 인식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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